본문 바로가기
오늘그림

19세기 인상주의 탄생은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by 오늘큐 2023. 2. 3.
728x90

최근 아주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19세기 인상주의와 대기오염이 유의미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입니다. 몽환스러운 빛과 색채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인상파 화가의 대표 모네의 작품을 떠올리면 대기오염이라는 말이 어리둥절해집니다. 지난해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였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모네수련을 떠올리면 더 와닿지 않는데요.

Water Lily Pond (1917-19)

프랑스와 미국의 기후과학자들이 클로드 모네와 윌리엄 터너 작품 98개의 그림을 분석한 결과, 두 화가의 그림에서 대상이 또렷이 그려지는 빈도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석탄 연소에 따른 이산화황 배출량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두 화가의 그림에서 윤곽이 점점 모호해지고 색채가 흰 빛을 띠게 된 것은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빛이 산란해 풍경이 흐릿하게 보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31일 미국의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두 작가의 작품 중 하늘이 드러나는 그림을 비교해보면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우선 모네의 작품부터 살펴보면 모네의 초기 작품에서 가시성은 평균 24㎞로 나왔지만, 이후 작품에서는 1㎞까지 떨어졌습니다.

The Promenade with the Railroad Bridge, Argenteuil (1874)

모네 작품 중 상대적으로 초기에 해당하는 1874년에 그려진 이 작품을 보시면 뚜렷한 다리 모양과 다리 뒤로 건물과 숲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he Bridge at Argenteuil (1874)

같은 해에 그려진 이 작품에서도 사물들이 매우 또렷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유의 파스텔 색감이 부드러운 느낌을 더하고 있지만, 파란 하늘이 쾌청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1900년에 가까워질 수록 풍경 사진은 급격하게 흐릿해지고, 하늘의 색도 매우 탁해지고 있음을 분명히 느낄 수 있습니다.

Waterloo Bridge (1903)
Waterloo Bridge,London at Sunset (1904)

1903년, 1904년에 각각 그려진 waterloo bridge인데요. 앞서본 그림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전문적인 분석이 없어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음으로 윌리엄 터너는 이름이 낯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윌리엄 터너는 영국 출신 화가로,  터너의 그림은 빛의 대비가 강해 사물의 경계가 흐린 것이 특징적입니다. 이런 독특한 화풍 때문에 추상화에 가깝게 보입니다. 터너는 모네보다도 70년 전에 태어난 인물이나, 이후 그의 화풍에 영향을 받아 프랑스에서 인상주의가 탄생하게 됩니다.

 

터너는 산업혁명의 무대인 영국 출신이기 때문에 그의 그림에서도 대기 상태의 변화를 쉽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터너가 1830년 이전에 그린 작품에서는 가시성이 평균 25㎞이었지만, 1830년 이후에는 평균 10㎞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North East View of Grantham Church, Lincolnshire (ca. 1797)
High Street, Edinburgh (ca. 1818)

두 작품 모두 전체적으로 흐릿한 느낌의 색채로 보이지만 건물 모양에 또렷하게 묘사되어 시야에 불편함이 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도 1830년 이후 그림을 보면 시야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Venice, The Mouth of the Grand Canal (ca. 1840)
View of Lucerne (1840-41)

이 연구에 참여하였던 연구진 중 한 명은 "인상주의 그림은 마음 속 이미지일 뿐만 아니라 자연현상의 기록이기도 하다. 환경의 변화가 창조적인 화풍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Claude Monet(1840-1926)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