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미술, 디자인 등을 공부하지 않으셨어도, 로코코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로코코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한 예술 양식을 말하는데요. 미술은 물론 건축, 의상, 음악 등 다방면에서 그 영향을 미쳤습니다. 로코코 양식이 크게 유행하기 전 유럽에서 통용되던 양식은 '바로크' 양식이었는데요. 바로크 양식이 절대 군주, 국가의 기품 등을 상징하는 형태였다면, 로코코 양식은 장식적인 느낌이 강하고, 여성스러운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선과 색채가 부각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흔히 우리가 많이 생각하는 유럽 건물, 유럽 고전 의상 등은 이 시기의 모습과 비슷할 가능성이 큽니다!
로코코 시기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는 장 앙투안 바토를 들 수 있는데요. 특히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의상을 통해 로코코 시기의 여성 패션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르생의 간판'이라는 작품으로 파리의 한 미술 상점의 모습을 그린 풍속화입니다. 젊은 남녀들이 상점 점원들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구매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핑크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을 주목해 볼까요? 어깨부터 등까지 이어지는 주름이 보이시나요? 이 그림에서 여성은 파니에라고 불리는, 치마를 부풀리기 위해 입던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 주름이 드레스에 볼륨감을 더해 전반적으로 발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장 앙투안 바토는 이러한 형태의 드레스를 많이 그렸는데요. 그래서 이 주름을 "바토 플리츠(watteau pleat)"라고도 부릅니다.
이 최신 유행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은 왼편 상자에 있는 초상화를 보고 있는데요. 재미있게도 이 초상화는 루이 14세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17세기 태양왕의 시대가 끝나고, 로코코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도 장 앙투안 와토의 다른 그림입니다. 앞서 본 그림과 비슷한 형태의 드레스가 보이시나요? 왜 이런 형태의 주름을 두고 바토 플리츠라고 말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생동감 있는 묘사가 인상적인 것 같습니다.
실제 바토 플리츠 형식의 드레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그림이 아닌 실제 의상을 통해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원단 패턴도 매우 이목을 끌지만 어깨부터 등까지 떨어지는 바토 플리츠가 이 드레스를 더 생동감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바토 플리츠는 물론 파니에까지 함께 활용한 드레스도 등장하는데요. 주름 장식만 있었던 모습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전체 역사를 보았을 때 로코코의 유행은 길었다고 할 수 없지만, 어느 양식보다도 돋보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로코코 스타일'로 현대 사회에서도 재해석되어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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